흙을 만지며 그림을 그리는 사람. 도자기와 일러스트, 두 작업을 함께 이어가는 핸드메이드 크리에이터 ‘스튜디오 묘미’는 지금도 작업 중간마다 스케치를 그리고, 그 선을 흙 위에 새깁니다. 도예과 시절, 다른 친구들이 흙에만 집중할 때 그림을 놓지 않기 위해 애썼던 마음은 이제 ‘일러스트'와 '도자기’ 사이 자신만의 작업 방식이 탄생했죠.
이번 인터뷰에서는 직접 운영 중인 용인 보정동의 도자기 공방 이야기, 수강생과 함께 만드는 도자기·드로잉 클래스 운영기, 그리고 마플샵을 통한 굿즈 제작과 크리에이터 활동까지, 스튜디오 묘미의 작업 세계를 차근히 들어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스튜디오 묘미의 작가 조희정이라고 합니다. 일상의 묘미를 담는 도자기와 일러스트 작업을 하고 있어요.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미대에 진학했고,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게 좋아 도자기 공방 수업이 있는 도예과를 선택했어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도자기를 만드는 작업을 시작하게 됐죠. 학교에서도 흙으로 작업하는 내내, 다른 친구들과 달리 저는 그림을 놓지 않으려 애썼어요. 그러다 4학년 때, 친구와 함께 서울 일러스트레이션 페어에 참가하는 기회가 생겼고, 그 경험을 계기로 지금까지 도자기와 일러스트 작업을 병행하고 있어요.
두 작업의 비중이 때로는 줄다리기 하듯 달라지지만, 도자기와 그림은 늘 제 작업의 중심이에요. 둘 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재료라 어느 하나 놓을 수 없어, 지금은 너무나 당연한 정체성이 되어버린 것 같아요.
스튜디오 묘미는 일러스트를 기반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 핸드메이드 브랜드를 지향하고 있어요. 여기에 ‘다정하고 쓰임 좋은’이라는 표현까지 더하면 제가 추구하는 작업 방향이 완성돼요. 너무 길어지지만요.
그래서 제가 만드는 모든 도자기에는 일러스트 요소가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만들고 있어요. 공장에선 만들 수 없는 다정한 손길이 느껴지고, 일상 속에서 쓰임도 좋은 작업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일러스트 작업은 대부분 일상에서 영감을 받아요. 사랑하는 사람들과 보낸 시간, 혼자 보내는 조용한 순간들, 그런 따뜻한 장면들을 그려내고 있어요.
현재는 용인시 보정동 카페거리 옆에서 아늑한 도자기 공방을 운영하고 있어요. 그리고 마플샵을 통해 처음 알리는 소식인데요, 7월 말에 쇼룸과 클래스 공간을 함께 갖춘 새로운 작업실로 이사를 준비 중이에요. ‘포제 아뜰리에’라는 이름으로, 작업뿐만 아니라 마음 맞는 동료들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려 해요. 잘 준비해서 오픈 후에도 소개드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스튜디오 묘미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죽현로 8-22
🗂️ 원데이 클래스(도자기, 드로잉)와 정규 클래스 운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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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클래스와 드로잉 클래스는 정말 달라요. 도자기 클래스는 비교적 원데이 클래스가 많아 짧은 고민으로 시작하지만, 작품이 가마에서 무사히 나올지, 정성껏 붙인 부분이 떨어지진 않을지... 마무리 단계에서 오히려 마음을 많이 쓰게 돼요. 반면 드로잉 클래스는 대부분 정규 수업으로 진행되고, 일러스트레이터로의 진로를 고민해 인생의 어느 파트를 제게 맡기신 분들도 계셔서 정말 진지하게 준비하고 있어요. 제가 처음 그림을 배울 때 느꼈던 마음, 현직에서 터득한 스킬을 커리큘럼에 담으려 노력해요.
스튜디오 묘미의 클래스는 ‘이렇게 만드세요’보다 ‘무엇을 만들고 싶으세요?’를 더 자주 묻는 수업이에요. 도자기든 드로잉이든, 수강생 스스로의 취향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있어요. 그래서 클래스마다 결과물이 정말 다양하고, 모두 개성이 뚜렷해요. 최근엔 정규 클래스 수강생 님이 일러스트레이터로 데뷔하고, 큰 외주 작업을 따낸 일도 있었는데요. “작가님의 개성이 너무 마음에 들어요”라는 피드백을 들으셨대요. 이런 점이 너무나도 뿌듯하답니다.
최근에 한 외국인 고객님께서 한국 여행을 앞두고, 제 작품을 구매하고 싶다고 연락을 주셨어요. 쇼룸 방문을 원하셨지만, 당시 작업실 위치가 동선과 맞지 않아 입점된 샵들을 안내해드렸어요. 그런데 일정이 여의치 않으셔서 결국 온라인에서 고르신 제품을 호텔로 직접 택배로 보내드렸죠!
그 후 맛집 정보를 알려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에 몇 군데 추천해드렸는데, 너무 좋아하시며 여행이 훨씬 즐거워졌다고 하셨어요. 다음에 한국에 오면 꼭 쇼룸에 들르겠다는 인사까지 남겨주셔서, 참 신기하고 감사한 경험이었어요.
저는 모든 작품에 '위로'를 전하는 마음을 담아요. 아주 작은 무언가가 삶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믿거든요. 예를 들어 잠들기 전 나를 위해 내린 따뜻한 차 한 잔. 그리고 그 차를 담는 예쁜 도자기 컵 하나. 그 안엔 선물한 사람의 마음도, 나의 취향도 담겨 있어요. 그런데 이 한 잔이 오늘을 위로하고 내일을 살아갈 힘이 되어준다면 그게 바로 삶의 묘미가 아닐까요?
마플샵을 처음 알게 된 건 '고양이의 날'을 기념해 티셔츠를 만들어볼까 고민하던 때였어요. 일에 치여서 만들진 못했지만, 시간이 흘러 마플샵에서 핸드메이드 크리에이터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죠.
마침 신작으로 만든 고블렛 잔을 어떻게 소개할지 고민하던 터라 마플샵을 열게 됐어요. 작품을 빠르고 간편하게 업로드할 수 있어서 부담 없었죠. 만약 과정이 복잡했다면 아마 시작하지 못했을 거예요.
입점 샵을 하나 더 늘리면 관리가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어요. 하지만 막상 해보니 상품 등록부터 관리까지 손쉽게 할 수 있어서 지금은 전혀 부담이 없어요.
수수료가 0%라는 점이 참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또 기존 고객보다 조금 더 젊은 층에게도 성큼 다가갈 수 있어 기쁩니다!
언젠간 티셔츠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고양이의 날을 기념해 티셔츠 굿즈 제작을 고민한 적이 있었는데, 직접 만들기엔 제작 공정도 까다롭고 재고 부담도 크더라고요. 마플샵은 그런 걱정을 해결해 줄 수 있으니, 스튜디오 묘미의 감성이 담긴 티셔츠나, 이벤트성 티셔츠로도 만들어 보고 싶네요. 마플샵과 재밌는 콜라보를 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사실 지금 ‘월간 묘미’라는 이름으로 매달 배경화면과 짧은 에세이도 발행하고 있어요. 햇수로 4년째 이어가고 있는데요. 언젠가는 제 그림과 글을 담은 책을 내고 싶어요. 여행 에세이, 그림책, 어떤 형태가 될진 모르지만, 꾸준히 쓰고 그리고 있어요.
올 하반기에는 스튜디오 묘미에 많은 변화가 생길 것 같아요. 변하는 것들 속에서 변함 없이 위로를 전할 테니 앞으로도 지켜봐주세요. 감사합니다!
도자기와 일러스트 작가, 스튜디오 묘미처럼 전세계로 내 작품과 다양한 굿즈를 선보이고 싶다면? 마플샵 핸드메이드 크리에이터로 시작해 보세요!